
삼체
얼마 전 넷플릭스에 삼체라는 8부작 드라마가 공개되었습니다.
삼체는 중국 SF소설로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한 류츠신의 대표작입니다.
넷플릭스 삼체는 원작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지만 원작의 내용이 워낙 방대하여 많은 부분을 각색했는데요,
각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인물들을 창작해 내어 긴 이야기를 8부작에 풀어낸 것 같습니다.
각색의 과정에서 스토리의 개연성을 크게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더 대중적으로 풀어낸 것 같아 이를 칭찬하고 싶네요
제목의 삼체라는 말이 생소할 수 있는데요, 본디 물리학에서 다루는 이체 문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구와 달, 두개의 천체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수학을 이용하여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체문제 Two-body problem이라고 합니다. 두 개의 물체 간의 상호작용을 계산하는 거죠
하지만 세 개의 물체의 중력 상호작용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푸앵카레는 삼체문제의 일반해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태양-지구-달과 같이 하나의 천체가 압도적인 질량을 가지는 특수한 경우에는 이를 수치해석하여 해결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삼체에 등장하는 삼체문명은 태양이 3개인 항성계에 자리 잡은 문명이고, 서로 질량이 비슷한 3개의 태양이 불규칙적인 궤도로 움직이면서 낮과 밤, 계절 등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겪게 됩니다.
삼체문명은 이런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인의 몸을 완전탈수 시켜 껍데기 상태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항세기(살기 좋은 시대)가 오면 살아남은 사람이 탈수된 껍데기들을 물에 넣어 다시 원상 복구 시키며 항세기에만 아주 조금씩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작품 속에 '한 명이 살면 모두가 사는 것'이라는 대사가 종종 나오기도 하죠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 살던 중, 지구에서는 지구 밖의 외계문명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SETI프로젝트가 있겠죠.
작품 속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홍안기지를 건설하고, 예원제라는 사람을 데려와 우주로 신호를 보내고 관측하는 역할을 하게 합니다. 예원제는 중국문화 대혁명 때 홍위병에게 아버지를 잃고, 본인도 강제 노역을 하며 힘든 삶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인류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된 인물입니다.
어느 날 4광년 떨어진 알파센타우리 항성계에서 중국어로 된 신호를 받게 되고, 응답하지 말라는 외계 신호에도 불구하고 예원제는 그 메시지에 답변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삼체문명은 지구의 존재를 알게 되고, 불안정한 삼체문명을 떠나 안정된 지구를 침략하여 정착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다만, 이 계획에는 한 가지 변수가 존재했습니다. 지구와 알파센타우리 항성계는 4광년의 거리였고, 빛의 속도의 1%를 낼 수 있는 삼체인 들은 지구에 도달하는데에 400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삼체문명은 불안정한 항성의 움직임으로 아주 오랜시간동안 조금씩 발전을 한 결과 지구보다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구는 안정된 행성으로 400년이 지난 후에는 삼체문명보다 더 앞선 기술을 가지게 될 확률이 컸습니다.
따라서, 삼체인들은 양자 얽힘을 이용하여 지자라는 두 쌍의 양성자 크기의 컴퓨터를 만들고, 질량이 거의 없는 지자를 먼저 지구에 보내서 지구의 과학발전을 막으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실험의 결과를 망치고, 과학자들의 눈에 카운트다운이 보이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이에 많은 과학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과학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게 됩니다.
한편, 지자에 의해 모든 계획을 간파당하게 된 지구인들은 면벽자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됩니다.
면벽자 프로젝트라는 것은 지구의 대표 4명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되, 그것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자가 빛의 속도로 지구를 돌아다니며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사람의 머릿속은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지구인들이 생각해 낸 최후의 전략이었죠
여기까지가 넷플릭스 삼체 시즌1의 줄거리입니다.
이후로는 원작의 스케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드라마로 어떻게 풀어낼지가 궁금해지는데요
시즌1도 성공적으로 각색하여 성공적인 실사화를 해냈기에, 시즌2도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